Wednesday, August 5, 2020

“센터건립 적립금 충분한거 알려지면 안돼”…특별모금 입단속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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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재단 사무처
“예산 확보 메시지 나가면
특별모금 원동력 사라진다”

노사모 회원들 조차 반발
“노무현을 앵벌이 시키나”

노무현재단이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짓고 있는 노무현시민센터(가칭·이하 시민센터)의 총예산은 부지 매입비, 건축비 등을 포함해 380억 원(2019년 2월 노무현재단 임시이사회 추정치)에 이른다. 창덕궁 서쪽 담벼락에 맞닿은 부지 매입비만 114억 원에 달한다. 재단은 시민센터를 ‘10년지대계’라고 불렀다.

시민센터 건립을 위한 ‘건축 특별모금’은 매년 뜨거운 감자였다. 재단 회의록 등에 따르면 ‘재단에 이미 돈이 충분하다’는 주장과 ‘재단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본지가 입수한 2017년 7월 재단 회의자료에서도 ‘특별모금 없이 2020년 적립금 등으로 노무현센터 건립은 가능하다’는 대목이 나온다. 센터 건립에 추가로 필요한 돈이 당시(2017년) 기준으로 약 140억 원인데, 2016년까지 적립한 후원금 85억 원과 3년간 60억 원을 적립하면 총 145억 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별모금 없이 자체적 충당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재단 사무처는 2018년 4월 이사회에 보고한 자료에서도 “2017년 12월까지 후원 적립금이 100억 원이고 2019년까지 매년 25억 원씩 적립해 150억 원을 만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시민센터 건축을 위한 후원금이 이미 충분하다는 점을 수차례 이사회에서 확인한 것이다. 재단 후원금 내역을 보면 △2009년 32억 원 △2010년 53억 원 △2011년 57억 원 △2012년 61억 원 △ 2013년 61억 원 △2014년 64억 원 △2015년 67억 원 △2017년 108억 원 △2018년 90억 원 △2019년 10월 기준 117억 원으로 계속 증가해 왔다. 매년 쓰고 남은 적립금도 늘어 2019년 한 해에만 46억 원을 쌓았다.

재단은 지난해 2월 말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남은 후원금과 정부 보조금을 합한 돈이 2019년 12월 31일 기준 182억 원이라고 추산했다. 재단이 올해 4월 국세청에 신고한 2019년 기준 현금·예금 자산은 188억3901만여 원이다. 건물과 토지 자산을 합한 재단 총자산액은 452억 원에 이른다.

재단 사무처는 2018년 2월 ‘특별모금을 위한 제언’으로 “건축을 위한 예산이 이미 많이 확보됐다는 메시지가 나가면 모금 원동력이 사라진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건축이 현재 진행 중이고 예산이 부족하다는 메시지를 확산해야 한다”고 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할 수 있을 만한 셀럽(유명인사) 섭외가 필요하다”며 “그 예로 문재인 대통령이 첫 번째 특별모금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재단이 행정안전부에 기부금품 모집·사용계획서를 제출한 지 한 달 만인 지난해 5월 8일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서신과 함께 재단에 금일봉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서신에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 되는 것만으로도 노 전 대통령은 ‘참 좋다’고 하실 것 같다”고 적었다.


특별모금에 대해 재단 내부는 물론,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사이에서도 반발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했던 전남진 시인은 지난해 4월 트위터에 “재단 회비로 부족해 노 전 대통령을 앵벌이까지 시키나”라고 썼다. 자신을 ‘전 노사모 간부’라고 밝힌 인사는 노무현재단 게시판에 “굳이 서울에 건물 하나를 올리려고 재단 후원자들의 돈 100억 원이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현재 게시판에 모금을 비판하는 글은 남아 있지 않다. 당시 삭제 의혹이 불거지자 재단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회원 비공감이 10건 이상일 경우 자동 블라인드 처리되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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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03, 2020 at 10:06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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